Cast Away (1)

 

Cast Away

 

웬만하면 멋진 말로 옮겨뒀을 것이다.
뜻이 확 바뀌더라도 손님 더 불러올 수 있다면.
그걸 그냥 ‘캐스트 어웨이’로 남겨두었네.

 

(뭐 이제야 다들 영어 잘 하니까.
휴게소 화장실에도 ‘WHAJANGSIL’이라고 붙여 놓는 나라.
외국인들도 물어보는 무안함 없이 찾아가라는 배려겠지.)

 

그게 그러니까 난파(wreck), 표류자(drift, -er)로 옮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냥 둔 게 썩 잘한 짓인 걸.
일차적 의미는 ‘내던지다’ 이니까.

 

버려, 다 내던져, 살자면 다 내버리라니까.
끝에 느낌표를 붙여 명령문으로 만들면, 설교제목이 될 것이다.
몇 마디 보태어 게구(揭句)로 만들 수도 있겠고.
(“마음에 붙은 것들 떨쳐버려야 생사대해를 매끄럽게 항해할 수 있다”는 식으로.)

 

버림받은 자.
뭐 그렇게 읽을 수도 있거든.
남태평양 어딘가 외딴 섬에 홀로 있어서가 아니고,
광장이라도 그렇지, 떨어져, 돈 떨어져, 신발 떨어져, 친구 떨어져, 그래서가 아니고,
잘 차려입고 높은 자리에 앉았지만 버림받은 사람일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조난 사고를 당해서가 아니고, 수색자가 포기해서가 아니고,
아니 그건 ‘척’(Chuck Noland, Tom Hanks 분) 하나 만이 아니고,
제 밖 세상과의 이음매가 부식(腐蝕)된 모든 존재가 그럴 거라. 

 

 

 

 


올인하지 말라니까

 

얼마 되기야 하겠냐만 몽땅 털어 넣은 이들
개미군단이라고 하던가
결국 드러누워 울부짖더라고.

 

죽기 살기로 덤비면?
죽더라.
그럴 이유가 없는 이들
심심풀이로 지르면?
따더라.

 

분산투자?
주머니 하나 찬 사람들이 어디다 나눠 걸 수 있겠냐.

 

가난뱅이의 특기라면?
부스러기를 꼬불치는 게 치사해서
빨리 털어 버리는 것.

[얘는?  그러면 쓰나...
오병이어(五餠二漁)로 수천 명을 먹이신 후에도
‘남은 것’을 모으라고 그러시던데.]

 

사랑말고는 할 게 없는 사람하고는
질려서 놀 수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사랑을 따더라.
그것만이라도 잘하는 줄 알았던 사람은
다 잃고 말더라.

 

 

                               


 

Time is money.

 

시간이 돈이라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척이 그랬다.  “시간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왜? 
쳐서 이겨야 하는 상대, 굴복시켜야 한다는 뜻이겠지.
‘택배’--그는 FedEx의 동기부여자, 해결사(troubleshooter)이었지--는 ‘속도’가 생명이니까.
신속배달이 ‘돈’--언짢으면, ‘성공’이라 하든지--과 직결되니까.

 

그 왜 없는 사람들이 그러지, “으이구, 돈이 웬수야...”라고.
아니 살살 달래고 꼬셔도 달라붙지 않는 것을 ‘원수’라고 하면 따라오겠어?
시간도 그렇지, 원수라고 치고, 그게 호락호락 당할 상대가 아니거든.

 

그래서 하는 말인데, “시간이 돈”이라는 건
시간도 돈처럼 제가 나를 가까이 하지 않는 한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뜻으로.
부리다니?  그건 말도 안 돼. 

 

                                                 

 

 

사 년 동안 푹 쉬고서...
그게 뭐 허송세월이라 생각하지 말라고.
나무를 비벼 불을 지핀다?  그것도 잘 안 되어 손이 까져 피가 났지.
뭐 그런 재주를 익혔다는 건 ‘도구를 쓰는 존재’(homo faber)임을 확인한 거지
그건 무슨 공헌이 아니니까...
(아니 뭐 ‘생존’ 기술이야 익혀야했지만.)
수업료가 비싸긴 했지만 그는 깨우쳤다.
중요한 게 먼저야...
(아, 그걸 몰랐던 건 아니지, 수단이 목적을 가려버렸던 거지.)

 

중요한 것을 앞에 두는데도 솜씨가 필요하니까,
시간관리란 말하자면,
인생의 항아리에 큰 돌 먼저, 작은 돌 다음, 왕모래, 고운 모래 순서로 닮는
기초기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