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Time, you old gypsy...

 

정말 모르겠어, 네 변덕을, 네 재주를, 네 정체를.

 

 

1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는 ‘눈깜짝할새’?

 

‘100 m 달리기’ 라면 잘 알만한 예겠네.
1/10초 차이라면 구경꾼의 눈대중으로도 가늠이 가능하다.
(10초에 주파한다면 1/10초라면 1 m의 간격이 벌어지니까.)
1/100초가 만드는 차이라면 정밀기계로만 판독이 가능하겠네.
그렇지만, 그 정도로 승패가 갈리니까.

 

사람의 죽고 살기가 또한 그렇더라고.
떠나자마자 “펑!”하는 경우도 있지?
나중에 가슴을 쓸며 “가까스로...” 하고서는 이내 잊어버리지만.
간신(艱辛)은 힘들고 고생스럽다는 말인데,
제가 뭐 애쓴 것도 아니고 천우신조(天佑神助)랄까 그렇게 벗어나고서는
“간신히...”라고 그러던 걸.

 

 

2

 

날개 달린 병거(winged chariot)라고?
모는 건 사람이던데.

 

 

3

 

시간이 귀한 건
인생이 짧기 때문.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 90: 10)


가만, Do we fly away, or does time fleet away? 

 

 

4

 

나는 밀려났거든.
버텨야 했는데.

(그때는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지.)

 

그런데, 그렇더라고.
여름이 오래 가면 겨울이 갑자기 오더라고.
가을을 일찍 맞은 사람들에게는 가을이 오래 가더라고.
가을도 견딜 만하더라고.


 
5

 

하루 가기는 더딘데
일년 가기는 잠깐이네.

 

한여름 긴 낮 뙤약볕 아래 일하면서
일광절약시간을 만든 이들을 미워한다.

 

 

6

 

입자(particle)냐 파장(wave)이냐 뭐 그런 얘기 있었지?

 

시간은 영화 필름 같은 걸까,
토막인데, 잔상 때문에 이어진 줄 아는?
지속(duree)인데, 임의로 나눈?

 

 

7

 

어거스틴은 그랬다.
“물어보기 전에는 안 줄로 알았는데,
막상 물어보니까 뭔지 모르겠다”고.

 

시간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인생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사랑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웃지요.
살고 있으니까.
(잘 모르지만) 사랑하니까 살 수 있겠고.

 

오늘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