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Sunday (6)

 

노래할 이유 있네

 

아름답다고 해서 슬픈 것도 아니고 슬프다고 아름다울 리도 없는데,
“아름다운...” 하면서 슬픔이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도 그랬다.
날은 좋은데...  혼란스러웠다.
흐리지도 않은 하늘인데 날벼락이라니.
여느 때 같지 않은 은혜도 있었는데,
다 지워버리고 나서 오히려 전만 못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도 좋은 날.
뛰는 가슴으로 노래한다.
주일이면 되돌이표에 곱하기 몇 번으로 자꾸 부르는 노래.

 

    You are beautiful,
    My sweet, sweet, song.
    I will sing again.
    (......)
    You are my strong melody.
    You are my dancing rhythm.
    You are my perfect rhymes.
    I will sing again.

 

    You will always have my heart.

 

어떤 때라도 노래할 이유는 있다.
나를 지으신 분은 밤중에 노래를 주셨고,
‘당신’이라 부름을 허락하셨으니.

 

 

 

 

 

사랑과 힘

 

아, 오늘 새 노래를 하나 불렀다.

 

    Pour out your power and love,
    As we sing holy, holy, holy.

 

그렇구나.
뭐가?

 

사랑과 힘은 같이 가는 것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그래야 하는 것이라고.)
사랑과 격리된 힘은 폭력.
힘을 동반하지 않는 사랑은 무능.
찬양과 흠숭 받기에 합당하신 분은 전능하면서 무한한 사랑 자체이신 존재.
그 분이 기뻐하시는 이들에게 베푸시는 복은 사랑과 힘.

 

 

드립니다

 

그 때 그 소년이 많이 가졌더라면 바치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나 가졌길래?
“애개~”를 뭐 같다고 하면 되는가... 새알 꼽재기, 새 코의 땀, 바퀴 똥, 겨자씨?

 

“넉넉할 만큼 지녀본 적이 없습니다.  제 안에는 이렇다 할 게 없습니다.”
그러는 사람이 드리더라.
드린 것보다 더 받더라.
얼마나 받았기에?
오천 명이 배부르도록.
제가 받은 게 아니라고?
아냐, 그는 사랑과 힘을 받은 것이야.
그것이 오천 명에게 돌아간 것이고.

 

이어(二漁) 아니라 난 한 마리, 그것도 온 게 아닌데...

 

다석 류영모는 문일평의 가심을 보며 날로 세어 17,900일 되었을 때에
‘일생선(一生鮮)’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 마리면 몇 토막에 한 토막은 몇 점인가
    하루하루 저며내니 어느덧 끝점 하루
    하루는 죽는 날인데 만(萬)날 수(壽)만 여기네

    맛 없이도 머리토막 죅여내어 없이 했고
    세간살이 한답시고 가운데 토막 녹았으니
    님께는 무얼 바치나 꼬릴 잡고 뉘웇네

    국거리는 못되어도 찌개로는 하시려니
    찌개감도 채 못되면 고명에는 씌울 거니
    성키만 하올 것이면 님께 돌려 보고져
    오십 구빌 돌아드니 큰 토막은 다 썼구나
    인간의 도마 위에선 쓸데없는 찌꺼기나
    님께서 별러주시면 배부르게 오천 사람
   

 

 

  

 


더불어 아파하는

 

<포세이돈 어드벤쳐(The Poseidon Adventure)>(1972)라는 영화가 있었다.
프랭크 스콧 목사(Gene Hackman 분)는 얼마 안 되는 생존자를 이끌고
뒤집힌 배의 바닥을 향하여 나아간다.  실은 ‘저 높은 곳을 향하여’의 길이다.
(열두 명의 제자, 불의 시련과 세례, 대속의 희생 등의 메시아 이미지를 투사했음.)


다른 사제(Chaplain John)도 최초 생존자들 중에 끼였는데,
그는 죽어가는 이들과 남기를 택한다.
아픈 이들을 두고 나만 떠날 수 없다고 그러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그들과 함께 기다리겠소.”

 

갈 수 있는 이들을 끌고 나아가는 이.
가지 못할 이들과 더불어 남아 있는 이.

 

나도 많이 아프다.
아프다고 못 갈 것은 아니지만,
남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다, 기다릴 것인지.

 

                                                                                                     

 

 

윈프리(Oprah Winfrey)의 재치는 ‘우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과 함께 리무진을 타고 가기를 원하지만,                   
    당신이 바라는 이는 그 리무진이 망가졌을 때 당신과 함께 버스를 타는 사람입니다.

 

    Lots of people want to ride with you the limo,
    but what you want is someone who will take the bus with you
    when the limo breaks down.

 

다들 그런 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그러는데,
당신은 친구 있어?
당신은 그런 친구야?

 

 

 

 

오늘 아름다운 날인데,
아픈 날이기도
슬픈 날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