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다리며 있는 걸까
붓놀림을 따로 배운 건 아니고
붓이라고 하면?
그리기, 쓰기,
그 이전에 Touch. 그래, 건드림과 감동
그으면? Style
이어지면? 흐름
흐름은 살아있는 것들의 움직임
전달과 접촉
교제: 얽힘과 나눔
무슨 구성에 따른 전개도 아니고
감동을 유발하려는 전도사적 수법이 아니고
드러나고 밝혀짐
흐름 때문에 슬퍼할 건 없어
네가 가는 길
버들가지가 흐느적거린다
아득하구나
바람소리라 하지만
바람은 본래 소리가 없는 것을
바람이 낸 소리라도 바람소리 아니고
피리소리, 갈잎의 노래, 문풍지소리
구름더러 뭐 같다고 하더라마는
구름이야 형상이 없는 것
물방울들
네가 내 그리움의 중력권을 이탈한다면
그 대단한 너는 진작 떠날 수도 있었던 것이기에
이제까지 머묾이라도 고마워해야
무사귀환을 기도할 것인가
흔들림이 없이는
흔들림이 커지면서 깊이 박히기
좌우운동하면서 강이 되고
상하운동하면서 산이 되고
파장의 폭이 넓어지면서 정신은 깊어진다
가열되면 백색
색이 없어지고 몽환적
졸린 분위기
나의 별에 있는 꽃
공을 많이 들였다
아픔을 오래 품다
사랑하니 견딜 만하다
감꽃
부릅뜨고 있다고 개화를 목격하는 건 아니다
감꽃은 떨어지고서야 피었던 줄 알게 되더라
그래도 감은 열린다
봄여름가을
뭘 기다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