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기착지에서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라고 고함치면서
그 소리 듣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있지?
그렇게...
문 닫는다고 하고서
여행길에 내 집을 돌아보게 되었지.
누가 들렀다 갔나... 싶어.
그렇게 샛눈 뜨고 살피다가
“나도 가끔 들를 거야”라고 한 줄 남긴다.
큰비 온지도 오래 됐고 해서
가을 물길은 넘치거나 사납지 않고
그리움을 아주 조금씩만 흘려보내기 때문에
구획정리 된 논뚝을 무너트린다든지 하는 일은 좀처럼 없는데
웬일일까 방죽물이 쏟아져 들어와
아직 베지 못한 벼가 다 잠기게 되었다.
어쩌니...
네가 떠나는 날
네 등을 볼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겠다고 다짐한다만...
아무렇지도 않게 떠나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