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공동체
딱 '살림'이라고 옮긴 말이 성경에는 꼭 한번 나온다.
잃었던 아들의 비유(눅 15:12)에 "아비가 각각 그 살림을 나눠주었더니"라는 구절이 있다.
헬라어 'bios'는 '생명'이라는 뜻이다.
(거기서 biology(생물학)이라는 말도 나오고 그랬다.)
Bios는 또 살아가기, 삶의 방편, 생계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니까 우리말 '살림'이라는 게 딱 들어맞는 옮김이다.
'살리다'의 명사형인 살림, 그러니까 '살리다'의 용례를 먼저 살펴보자.
첫째로는, 죽을 생명을 살게 해준다는 뜻이고;
둘째로, '식구들을 먹여 살리다'에서처럼 '생활 방도를 강구하여 목숨을 유지하게 하다';
셋째로, '경험을 살리다'에서처럼 '활용하다'는 뜻도 있고;
넷째로, 있는 그대로 남겨두던가 좀 보태던가 한다는 뜻으로 '자연경관을 살려 지은 집' '재료의
본맛을 살려 요리한 것' '취지를 살리자' 식의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고 보니, '살림'이라는 게 참 좋은 말이네.
성경에 그 말이 딱 한 번 나왔다고 하지만, 성경 전체의 핵심단어라고 할 수도 있겠네.
To give life, to restore life, to maintain living, to manage housekeeping... 그런 뜻.
그게 하나님께서 이루셨고, 또 그의 백성, 자녀들이 해야할 일이다.
전에 해봤는데, 잘 안됐다.
또 살림 차리고 싶다.
(명함에 쓸 게 없는 사람이지만, '살림공동체' 마을 이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