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고향에 가지 못하리

 

가기는 갔다.
아기게 걸음으로 대양을 건넜을까
하늘의 안배이었지.
 
작은 게라도 허물을 몇 번씩 벗으면서 그만큼 컸는데
모래톱에서 한번 만나 놀던 정을 못 잊어
그만 물때를 놓쳤다.
아무렴 물에서 동무 없었겠는가
정신차리라는 그들의 외침 듣고도
땡볕에 데인 눈 들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라는데
너무 빼고만 있었는가)
사구 너머를 바라본다.
옆에서 할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너도?  까딱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