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Sunday (10)

 

      들마에 몽땅떨이를 도두치신 님

 

 

    서름한데다 사람멀미 하는 주제라
    우세나 피하고
    동그마니 살자고
    도린곁으로 갔어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니까
    생화를 피하지는 못해서
    손방으로나마 시적거리긴 했지요.
    그렇게 거기서 묵새기고 있었어요.


    게까지 찾아오셨네요.


    이젠 아닌데요,
    내가 나를 아는데,
    째마리, 짜발량이, 앤생이, 버커리에게 무슨 볼일 있다고...
    하면서 자빡댔지요.
    그래도 데려가실 줄 알면서 말이지요.


    밭이 희어졌네요.


    늦모내기에 죽은 중도 꿈틀거린다는데
    햇덧에 할 일 많고
    늦사리에 오죽 바쁘면
    저라도 불러내시겠어요.


    생무지의 초꼬슴이라 그러려니 하세요.
    게으른 여편네 밭고랑 세듯
    굴침스럽게 하던 이들이 뭐라 했어요.
    설핏하도록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기에
    삼손붙이며  힘썼어요.


    아람치에 마음쓴 건 아니지만
    덧두리를 얹어주신 줄 알아요.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를 하시는군요."


"그대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그대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

 

 

(마태복음 20장 1~1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