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노래?
백조의 노래? 그런 건 없다는 얘기 하려고.
서늘한 기운이지만
쨍 난 햇볕이
찡하게 전달된다
그 많던 오리들
어디 갔는지
백조 한 마리
미끄럼 탄다
왜 울지 않니
홀로 있을 때
연습삼아서라도
한번도 불러본 적 없이는
절창은 나오지 않아
큰 거 한 방 노리면
잘 안 풀리더라
맷집이 그래서야
제가 먼저 무너지겠던데
구정물에 자꾸 머리 처박길래
차마 돌 던지지 못하고
홰홰 저어 쫓는데
얘가 떠나질 않네
아침 산책길에 있는 못에서 이런저런 새들이 어울려 논다.
웬 백조 한 마리가 어디서 왔는지 이젠 아예 붙박이가 되어버렸다.
'미운 오리 새끼'라 하였지만, 이 녀석은 구박동이가 아니고 저보다 덩치가 작은 오리들을 데리고 다닌다.
동네 골목대장처럼.
그렇게 어울리는 게 보기가 안됐다. 물도 깨끗하지 않고... 떠났으면 좋겠다.
왜 거기 있지? 갈 데가 없는 것도 아닐 테고.
캠퍼스에서 시화전 한다고 마로니에며 라일락에 걸어 놓은 꼬락서니라니.
그 익지 않은 것들이 목매달려 있는 꼴을 통쾌하게 웃어줬다.
걔들 시인 됐더라. 화가 됐더라. 다 뭐 됐더라. 한 자리 하더라.
딱 하나만 남기겠다던 사람은?
일찍 죽었다. Schwanengesang 없이.
잽이라도 많이 날리고
작은 펀치라도 많이 허용하지 말고
착실하게 포인트를 따는 게 낫더라.
많이 쏟아내면 더러 건질 것도 있더라.
내 노래를 듣던 애가 피식거린 다음에는
노래 부르고 싶은 맘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