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Sunday (11)
날씨 참 좋다.
지난주에는 바람 속에 겨울이 들어있는 것 같았는데,
이런 날을 더 주시는구나.
나중 내온 포도주처럼 상길은 덤이나 우수처럼 오는 것.
일광절약시간(summer time)이 해제되는 바람에 한 시간 벌었다.
아침에 여유가 생겨 한참 걸었다.
변명하고 싶었다.
He is no fugitive-escaped, escaping,
No one has seen him stumble looking back.
His fear is not behind him but beside him
On either hand to make his course perhaps
A crooked straightness yet no less a straightness.
He runs face forward. He is a pursuer.
He seeks a seeker who in his turn seeks
Another still, lost far into the distance.
Any who seek him see in him the seeker.
His life is a pursuit of a pursuit forever.
It is the future that creates his present.
All is an interminable chain of longing.
(Robert Frost, 'Escapist-Never')
그리고 이제...
도망가기에 지쳤습니다. Kyrie eleison
야곱의 하나님,
죄인의 쉬지 못하는 영혼과 씨름하시다가
끝까지 버티겠다면
환도뼈를 치소서,
그를 굴복시키소서.
'Te Deum' 에서는 뭘 요구할 게 아닌데,
그냥 찬양하면 되는데,
기뻐하면 되는데,
기뻐하며 돌아가면 되는데...
우리는 목마릅니다.
배고픕니다.
당신을 더 주십시오.
축여주시고 채워주십시오.
닿을 수 있을까
건드리기 바라며
손 높이 듭니다.
잡아주십시오.
꼭 한 말씀만 들렸다.
"마음을 가지고 오기나 했니?
아니면 간을 두고 왔다는 토끼처럼 그냥 가도 되니까
마음이 있거든 그때나 오려무나."
(Burning Bush, "왜 타도 타없어지지 않는가?")
돌아오다가
아니 이런 데도 있었나...
좋은 공원을 발견했다.
거기에 있는 줄은 진작 알았지,
햇볕을 더 받고 싶어서 내렸다.
물것 타는 사람은 숲을 피했고
나는 물 따라 걷는 오솔길을 찾아냈다.
어울리지 않는 시 한 수 떠올라서...
One of my wishes is that those dark trees,
So old and firm they scarcely show the breeze,
Were not, as 'twere, the merest mask of gloom,
But stretched away unto the edge of doom.
I should not be withheld but that some day
Into their vastness I should steal away,
Fearless of ever finding open land,
Or highway where the slow wheel pours the sand.
I do not see why I should e'er turn back,
Or those should not set forth upon my track
To overtake me, who should miss me here
And long to know if still I held them dear.
They would not find me changed from him they knew--
Only more sure of all I thought was true.
(Robert Frost, 'Into My Own')
나이 이만하면 직수굿한 게 자연스러울 텐데,
햇볕 받고 바람 쐬고 수수러지니
달리고 싶다,
뭐라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