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탑

 

영양가 없는 사랑은 지나간 후에 부패하지 않거든
입적을 준비하는 노승처럼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시작할 때에 지나가기를 참으면서
바라지 않고
먹지 않고
쌓지 않고
잊지 못할 것 만들지 않고
그렇게 견디는 거지
영원이란 없는 줄 알면
의외로 오래 가더라고
연줄 끊길 때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생각지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