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딱 한 놈

철모르는 것이

철 모르고 피었다.

딱한 놈이다.

 

 

    



단지 내 작은 공원

은행나무 아래

바람이 밀어붙인 가랑잎 더미에서

얼핏 속옷자락 같은 것이 내보이 길래

안면몰수하고 헤쳤다.

진달래 한 송이.


아니 얘가

지금이 어느 때라고

어쩌자고...


지훈이 그랬던가


    피었다 몰래 지는

    고운 마음은


이라고.


봄에 여럿이 같이 펴도

서럽기는 마찬가지.


꽃이 지는 건

그렇게 되도록 지어진 것.

네가 생각할 필요도 없고

생각한다고 달리 어떻게 될 것도 아닌데

넌 피기 전부터 진다 했지.


    진다 길래 진달래

    지는데 보람 뒀나

    피고 나면 진다네


그리고 네 이름이 그게 뭐야?

달래긴 뭘 달래(慰)?

울리기만 하던 걸.

제가 울면서 어떻게 달래?


(이미 어두워진 길

낙엽 더미를 헤쳐

진달래 한 송이를 찾아내고는

기가 차서

떠나지를 못하고

혀를 차고 있다.

별단 놈들이 별난 놈이라고 그러는 이

눈에 별이 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