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많아 다도해(多島海)라 했겠네.

워낙 많으니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 같고

바다는 방죽에 갇힌 웅덩이만큼 작다.

 

{멋모르고 따라 들어온 왜선(倭船)들은 통발에 걸린 고기 신세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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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

얘, 그럼 바다 없는 곳에서는 이별도 없겠니?

바다 때문에 이별하는 게 아니고, 이별이 바다를 만드는 거야.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 아니 누가 남고 누가 떠나는 게 아니고 찢어져 떨어진 조각은

섬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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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있기에 섬이다.

연결되어 있다면 그게 무슨 섬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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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섬들 실은 섬이라 할 수 없네.

물밑으로 내통하는 걸 두고 하는 말은 아니네.

{‘인간의 본성’이니 하는 식으로 치자면, 내민 머리통 아래로는 한 뿌리에서 나왔을 테니.}

웬 다리는 그리 많은지, 배편은 또 얼마나 자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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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배짱이더라고, “보고 싶으면 네가 와!”

한 임을 두고 튕기는 게 아니고, 돈만 들고 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는 손짓.

그렇게 립스틱 짙게 바르고 배배 꼬더라니까.

꼭 휘황찬란하게 꾸며야 돼? 낮보다 밤이 더 진진하다는 꼬드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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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내키지 않지만 나도 섬에 올랐다.

거기 어디쯤 있을지 조금 때에 머리끝만 보여주는 여*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알아, 그대와 나는

섬이 되었다는 것을, 늘 볼 수도 없다는 것을.

언제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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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다, 저 파란 물이 네 눈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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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물속에 잠겨 드러나지 않은 바위